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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전기원제의 참뜻 / 이순병 한국공학한림원 원로회원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22-03-07 조회수 2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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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계절입니다. 이번 달에 대선을 치르고 두 달 뒤에는 새 대통령이 나라를 이끌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에 정치와 경제가 경이롭게 발전한 나라로 찬사 받고 있지만, 시장과 기업은 정부가 바뀌면 집권자의 철학과 역량에 따라 부침을 겪었습니다. 어느 정부 가릴 것 없이 인프라 사업들도 써야 할 돈을 제때 투입하지 않다가 선거철이 오면 표심잡기일거리만 늘리다 보니 정작 중요하고 시급한 사업은 뒤로 밀려 사업비만 증가하는 현상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들어섰던 이번 정부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큰 틀을 흔들었습니다. 그 공과는 역사에 맡기더라도 이번 대선에 여당의 슬로건이 앞으로 제대로이었던 걸 보면 지난 5년간 한 일들이 좋은 점수를 받기가 어렵다고 스스로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누가 되든 지금의 정책들이 대폭 수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주택정책이 대표적입니다. 수요와 공급은 시장에 맡기는 것이 원칙임에도 정치적 이유로 정책의 왜곡이 반복되어 실수요자인 서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소주성
, 탈원전, 임대차3법 같은 법들이 대표적인 이념지향적 실패사례로 평가되는데, 중대재해처벌법도 그런 결과를 가져올 우려가 매우 큽니다. 특히 건설산업에는 재해와 관련된 법들이 경합적으로 충격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어느 정당도 이 법들에 대하여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가 어렵게 되어버렸습니다. 언론들은 아직도 건설회사들이 싸게 빨리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하고 있습니다. 대형법무법인들은 수요가 늘 것에 대비하여 전담팀을 만들었습니다. 건설시장에 강풍이 아니라 폭풍이 불어 닥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건설산업을 대표한다는 관련단체들은 폭풍이 지나가기만 기다리는 것처럼 보여 안타깝습니다. 유행(流行)이란 흘러간다는 뜻인데 지금 이 법들은 흘러지나갈 법들이 아닙니다.


지킬 수 없는 법이 나왔다고 주저앉을 수 없는게 CEO의 자리입니다. 난세에는 고전에서 지혜를 얻으라고 합니다.


법이 홍수를 이루는 세상입니다. 손자병법에 나오는 도천지장법(道天地將法)법으로 다스리려 하지 말고 민심을 내편으로 만들라는 뜻입니다. CEO와 현장일선의 작업자가 한 마음으로 일해야 한다고 읽힙니다. 그러나 진정성을 보이기가 무척 어려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쇼하구 있네"는 너무 흔한 말이 됐고 스마트폰으로 퍼지는데 1분도 안 걸립니다.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민다이기국가자혼(民多利器國家滋昏)국민들이 문명의 이기를 많이 가질수록 나라 다스리기가 어려워진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CEO가 예전보다 더 기본에 충실하고 진정성을 보여야 현장 최일선까지 진정으로 일합니다.


정부부처를 포함하여 건설산업에 진정한 리더가 안 보인다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컨트롤타워는 아니더라도 공공과 민간의 발주자, 수급자, 자재공급자 등 건설을 대표할만한 단체들이 모두 참여하여 객관적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미국의 CII(Construction Industry Institute)같은 조직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세계로 눈을 돌리면 기술혁명과 시장혁신은 저항할 수 없는 속도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어떤 변화가 오더라도 움직일 수 없는 시장경쟁의 원칙은 좋게 빨리 싸게입니다. 그러나 이 원칙은 여러 제약 조건들을 극복하고 최선의 역량을 발휘할 때라야 실현됩니다.


일본에서도 현장에서 안전기원제를 많이 지냅니다. 신령님께 비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마음을 모아 함께 가자는 합심동행(合心同行)의 뜻이 더 크다고 합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CEO가 모든 노력을 다했다면 직원들도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일 것이라는 뜻으로 읽혀집니다. 무지하거나 무능한 CEO는 없을 것입니다. CEO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불신이 쌓여 조직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CEO의 신념을 직원들에게 행동으로 보여 줄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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