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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건설산업의 미래를 위한 준비 / 김한수 세종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22-07-29 조회수 2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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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건설산업의 미래를 위해 마켓 리더(market leader)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한국건설경영협회 창립 30주년을 맞아 필자에게 의뢰된 담론의 주제이다. 이에 대한 논의에 앞서 먼저 짚어 볼 더 큰 질문이 있다. 미래에도 건설산업은 쓰이게 될만한 가치, ‘쓸모가 있는 산업인가? 다소 공격적인 질문이지만 건설산업이 미래에는 쓸모가 없다면 마케 리더의 준비와 역할도 의미가 없는 것이기에 먼저 짚어보고 싶었다

지난
70여 년간 건설산업은 대한민국을 위해 매우 쓸모있는 산업이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이 개발도상국 지위에서 선진국 지위를 확보하기까지 경제발전, 국가경쟁력, 삶의 질 측면에서 건설산업은 충실하게 그 역할을 담당해왔다. 최근 수년간 코로나 시국에도 불구하고 국내 건설시장의 규모는 증가하며 수주액 200조 원(2021년 기준)을 넘어서는 신기록을 달성하였으며, 이는 건설산업이 현재에도 여전히 쓸모있는 산업이라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비록 우리 건설기업의 해외 진출이 현재 많이 위축되어 있지만, 해외 건설시장은 2030년까지 현재 규모보다 약 1.5~2배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외 건설시장의 규모 측면에서 건설산업은 여전히 할 일이 많은 산업이다

건설산업의 미래 역할도 긍정적이다
. 우리 대한민국이 더 안전하고 쾌적하며 성능 높은 도로, 철도, 공항, 수자원시설, 항만 등을 포기할 것 같지 않고, 재해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임무도 포기할 것 같지 않다. 또한 미래 사회상과 수요에 부합하는 도시와 건축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포기하지 않을 것 같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선진국들이 전망한 미래 사회의 도전과 수요와 관련된 기후변화 대응, 미래 모빌리티, 도시화 및 메가시티, 지속가능한 개발, 신재생에너지 등의 어젠다를 감안하면 미래에도 건설산업의 역할은 여전히 요구될 것이다

따라서 건설시장의 규모와 건설산업의 미래 역할 측면에서 건설산업은 미래에도 여전히 쓸모있는 산업일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이 논리의 비약은 아닌 것 같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산업 위기론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우려나 주장이 건설시장 규모와 건설산업의 미래 역할에 관한 것이 아니라면 위기와 대응은 분명히 다른 곳에 있는 것이다.

하인리히의 법칙
(Heinrich's law)이라는 것이 있다. 이 법칙의 주요 핵심은 대형 사고가 벌어지기 전에는 반드시 반복적인 전조(前兆)가 있다는 것이다. 상상조차 하기 싫은 극단적인 가정이지만 건설산업의 미래 몰락을 대형 사고에 비유한다면, 현재 우리에게 경고의 신호를 보내고 있는 전조가 어떤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러 전조들은 상호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지만 대표적으로 손꼽을 수 있는 첫 번째 전조는 건축
토목 관련 유능한 젊은 인재의 유입 감소와 이탈이다. 건축 관련 전공생 중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아는 사람은 금융 관련 기업으로 진출한다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토목 관련 학과의 정원 축소나 재학생 이탈 현상도 심상치 않다. 유능한 젊은 인재는 건설산업의 미래 동력인데 그 동력이 점점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전조는 건설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이다
. 지난 수년간 수행된 관련 조사들을 분석해보면 건설산업의 이미지가 호전되는 경향은 보이지 않는다. 비종사자(일반 국민)에 비해 종사자가 건설산업에 대해 더욱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본 적이 있어서 더욱 우려스럽다.

마지막 전조는 건설산업이
기울어진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많은 국민들은 국가 발전, 고용 창출, 삶의 질 향상 등 측면에서 건설산업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신뢰, 규범 준수, 협력 등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 측면에서 건설산업은 취약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들 대표적인 전조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며 해소되지 않는다면 건설산업의 미래 몰락이라는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하인리히 법칙이
실물(實物)’이 될 수도 있다. 건설산업 미래 몰락의 1차 피해자는 건설기업이겠지만 2, 3차 피해는 건설고객과 일반 국민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다. 미래에도 건설시장과 건설산업의 역할은 소멸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우량 기업은 사라지고 이류삼류 기업들만이 활개를 치는 건설산업시장으로 전락하고 건설고객과 국가의 근심거리가 될 것이다.

미래를 위해 마켓 리더의 준비와 역할이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 비록 우리 건설산업에 수만 개의 건설기업이 존재하지만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은 마켓 리더의 몫이기 때문이다. 한국건설경영협회는 마켓 리더들을 회원사로 하고 있다. 소속 회원사들의 건설시장 점유율이 높아서만이 아니라 이들이 일반 국민들에게는 건설산업의 쇼케이스(showcase)이며, 타 건설기업에게는 벤치마크(benchmark)가 되는 큰 집이기 때문이다.

마켓 리더들의 변혁적 리더십을 기대하며 건설산업의 미래를 위한 준비와 역할 세 가지를 감히 청하고자 한다
. 첫째는 건설산업의 당위적 미래를 제시하고 주도하는 주체가 되기를 기대한다. 미래는 예측적 미래와 당위적 미래로 구분된다. 예측적 미래란 미래는 이러한 모습이 될 것이다에 집중하는 것이라면, 당위적 미래란 미래는 이러한 모습이 되어야 한다를 관점으로 한다. 협회를 구심점으로 마켓 리더들이 협력하여 통찰력을 모아 건설산업의 당위적 미래 2050(가칭)’을 준비하고 이를 건설산업과 공유하고 정부와 소통하기를 주문해 본다. 당면한 건설산업의 현안 해결을 위한 정책제도 개선 제안에 집중하는 대내적 문제 해결사(trouble shooter)에서, 국가, 사회, 국민을 위해 건설산업이 미래에는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고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제시하는 대외적 오피니언 리더(opinion leader)의 역할을 위한 준비이다.

둘째는 건설산업의 사회적 자본 축적을 주도하는 주체가 되기를 소망한다
. 사회적 자본의 다양한 키워드 중 핵심은 신뢰이다. 신뢰는 쌓는데 수년(數年), 깨지는데 수초(數秒), 회복하는데 영원(永遠)이 걸린다고 한다. 건설산업이 신뢰를 쌓아가기 위해서는 기술, 상품, 서비스, 거래, 정보 등을 통한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이를 한정된 지면에 다 일일이 열거할 수 없기에 미래를 위한 준비로 하나의 출발점을 제안하고 싶다. 협회 주도로 건설산업 신뢰 지수(Trust Index, 가칭)를 개발하고 이를 정기적으로 조사발표하는 것이다. 건설산업의 신뢰 수준이 어떤지 현재 우리는 막연하게 추측만 하고 있다. 건설산업이 신뢰를 회복하기 원한다면 처방 이전에 진단이 먼저 필요하다. 다면적 속성을 가지는 신뢰 지수를 개발하고 올해를 측정 원년이 되게 하자. 비록 첫 성적표가 좋지 않더라도 낙심하지 말고 어디를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진단해 보고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보자. 의사가 제일 고치기 힘든 환자는 중증 환자가 아니라, 자신이 아픈 것을 인정하지 않는 환자라고 한다. 건설산업의 신뢰가 아프다는 것을 고통스럽지만 인정하고, 신뢰 지수를 통해 진단하고 처방전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 보자.

마지막으로 젊은 세대에게
꿈자리를 제시하는 마켓 리더가 되기를 기대한다. 건축토목 관련 유능한 젊은 인재에게 부족한 것은 일자리가 아니라 그들이 미래를 걸 수 있는 꿈자리이다. 젊은 세대가 건설산업기업과 함께 어떤 꿈을 꿀 수 있는지 고민하고 발굴하여 이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일 시킬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함께 꿈을 꿀 사람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젊은 세대는 마켓 리더로부터 듣고 싶어한다. 공들여서 신입 사원을 뽑아도 도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으로 인해 건설기업들이 의기소침해 있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입이 없는 경력은 존재할 수 없고, 미래를 위해 인재 전쟁은 피할 수 없는 한 판이기에 꿈자리의 모델을 마켓 리더가 제시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미래는 어려운 시제이다
. 변화무쌍하며 대내외적으로 어떤 바람이 불어올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그 바람의 방향을 우리가 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록 우리가 바람의 방향은 정할 수 없지만, 우리가 돛의 방향은 정할 수 있다. 사람의 나이로 30세는 이립(而立)이며 모든 것의 기초를 세우는 나이, 마음이 확고하게 도덕 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 나이를 의미한다고 한다. 이립을 맞이한 한국건설경영협회와 소속 회원사들이 미래 건설산업이 나아가야 할 돛의 방향을 정하기 위한 기초를 확고히 준비하고 세워나가는 마켓 리더가 되어주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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