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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Digital in Construction / 권오경 건설산업비전포럼 사무총장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24-11-29 조회수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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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비전포럼은 2023년, 창립 20주년을 맞아“Digital in Construction”이라는 주제로 대규모 국내외 세미나, 기술발표회를 개최하였다. 본 행사에는 우리나라의 스타트업, 10대 건설사는 물론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 등 총 42개 기업이 참여하여 첨단 기술인 Digital Twin, VR/AR, Big Data, AI, 로봇, 드론, OSC 사례를 발표하였으며 1,300명이 넘는 인원이 자리를 같이하여 건설관련 첨단 기술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2024년에도 디지털 시대에 건설산업의 나아갈 방향을 찾기 위해 4회의 세미나를 개최하여 디지털 기술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발전방안을 논의하였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디지털 기술이 건설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고, 디지털 기술이 없으면 생존이 불가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 건설산업의 디지털 기술 수준은 매우 실망스럽다. 미국의 PROCORE & CENSUSWIDE 2024에 따르면 미국 건설기업의 98%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활용도는 발주자 그룹(Owners & Developers), 종합건설사(General contractors), 전문건설사(Speciality contractors) 거의 동일하다. 놀라운 것은 발주자 그룹의 27%가 디지털이 기업의 최우선 업무(digital-first business)라고 답한 반면, 전문건설사가 23%, 종합건설사는 18%에 그쳤다. 발주자가 디지털 기술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문건설사는 고사하고 국내 30위 내의 건설기업 9개 사 중 4개 사가 단순 디지털화에 머무르고 있다. 1∼10위권 기업조차 BIM을 사용하고, PMIS를 보유하고 있으며 RFID, 생체인식기술, 드론, 3D 스캐너, 스마트 센서, 가상현실 등 스마트 건설기술들의 일부만을 적용하고 있으며, 31위권 이하 대부분은 업무의 70% 이상을 엑셀 등 범용 소프트웨어에 의존하고 있다.(김우영, 2022) 정부를 비롯해 디지털화를 선도해야할 발주자 그룹은 조사자료 조차 없는 실정이다.   


국내의 타산업과 비교해도 초라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전 세계 상업용 로봇의 50% 이상을 활용하고 있는 자동차산업의 디지털화, 자동화 수준은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현대차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는 기존 공장 평균 자동화율 10%대인 것에 반해 현재 46%를 달성하였으며 60%까지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자동차의 모든 업무 정보를 표준화, 관리하는 데이터 플랫폼 구축, AI를 통한 생산 최적화,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생산시설 시뮬레이션 및 제어, 로보틱스를 통한 물류, 차체 운반, 품질 검사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건설과 유사한 조선산업도 디지털화, 자동화에 전력하고 있다. AI, IoT를 활용하여  파편화된 정보를 디지털화하고, 공정간 연결로 프로세스 최적화·효율화, 통합 모니터링을 추진하고 있으며, 디지털 트윈, 빅데이터, 5G 네트워크를 활용한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나서고 있다. 로보틱스를 활용하여 절단 및 조립 공정은 물론 용접과 도장도 자동화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드론의 쓰임세도 차별적이다. 공정 현황 모니터링은 물론 선박 하중 및 뒤틀림 모니터링까지 수행하고 있다. 건설산업이 본 받아야할 점은 또 있다. 조선산업의 초격차 확보를 위해 후방기업 즉 중소 조선사, 기자재업체의 디지털화와 자동화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디지털화를 추진해야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첫째, 생산성 향상이다. 지난 10년간(2006~2017) 대한민국의 건설노동생산성은 G7 평균의 70% 수준이며, 한국생산성본부(2021)의 조사에 의하면 지난 5년간(2015∼2020) 타산업의 생산성은 모두 증가했지만 건설업은 감소하였다. 디지털화 및 로봇의 활용은 생산성 향상은 물론 품질, 안전의 확보에도 기여한다. 


둘째, 인력부족의 해결책이 될 것이다. 인구감소는 건설업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인 건설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건설근로자의 고령화 및 숙련근로자의 감소는 이미 현장의 품질, 안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2024년 9월 현재, 40대 이상의 인력비율은 전산업은 67.3%이지만 건설업은 81.8%에 이른다. 더욱이 이러한 상황은 향후 악화될 것이 자명하며 일부 외국인 근로자의 수입으로 해결하기에는 태부족이다. 젊은 인력의 유입 문제도 심각하다. 디지털화, AI, 로봇, 드론 등 첨단산업의 활용을 등한시하고, 대표적인 3D업종으로 분류되는 건설업에 청년들이 매력을 느끼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인력의 양성과 해외 유출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포럼 주최 세미나에 참석한 설계사는 국내에 BIM기술자가 없어 2D 도면을 작성해서 이집트, 베트남, 아프리카 기업에 용역을 주고 BIM작업을 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1990년대에 세계시장에서 활용되기 시작한 BIM이 아직도 국내에서는 보편화되지 않아 인력양성에 실패한 결과이다. 해외 유출도 문제이다. 미국 시카고대 폴슨연구소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친 AI인재의 40%가 해외로 떠났다고 한다. 건설의 고급 기술자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셋째, 국제경쟁력 향상이다. 국내 건설시장은 2022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정부의 재정상태, 국내외 경제상황 및 고금리로 인한 자금조달의 어려움 등으로 미루어볼 때 향후에도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2025년도 해외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6.5% 증가한 15.5조 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2022년 기준 대한민국의 해외시장 매출 점유율은 6.1%로 세계 5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 3년간 평균 316억 달러를 수주하였다. 새로운 건설 붐도 기대되고 있다. 고유가로 중동국가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인프라 사업발주가 이어지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인도네시아 수도이전사업, 날로 증가하고 있는 전세계의 원자력발전소 건설도 우리의 시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한국건설은 생산성 저하에 따른 경쟁력 부족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새롭게 부상한 해외건설시장 매출점유율 세계 1위 중국과 3위 스페인 보다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건설금융의 고도화, 부가가치가 높은 전방산업의 확대, 정부의 강력한 정책적 지원도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디지털화, AI, 로봇, 드론 등 첨단산업의 발전을 통해 국제경쟁력과 게임 체인저를 확보하는 것이다.  


높이 71미터, 직경 9미터, 무게 200톤이 넘는 수퍼헤비가 대형 로봇팔에 매끄럽게 안착했다. 10월 13일 미국 텍사스 해변마을 보카치카에 있는 스페이스X 우주발사장 스타베이스에서 있었던 일이다. 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엔지니어들이 수년간 준비하고, 몇 개월간 시험을 거쳐 세계 최초로 성공한 우주발사체 공중포획 기술이다. 


우리는 이런 기술을 게임 체인저라고 부른다. 게임 체인저는 기존시장에 엄청난 변화를 야기할 정도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건, 사람, 서비스, 제품을 말한다. 즉, 게임의 판세를 바꾸어 승리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도 로봇이 철근조립을 하고, OSC를 활용하여 초고층빌딩을 단시간에 건축하고, 최첨단시스템이 도시의 교통, 물류, 에너지, 방범, 행정, 환경을 자동관리하는 게임체인저가 필요하다. 2024년, 포럼 주최 마지막 세미나에서 “생존을 위해 기술개발, 디지털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전문건설업체의 외침이 잠자는 정부, 발주자, 건설업계를 깨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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