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장을 선도하는 대한민국 대표건설사들의
전략기지가 되겠습니다.

KFCC 자료실

Global Market Explorer, Global Base Camp

KFCC 칼럼

Home > KFCC 자료실

제목 해외건설의 위기와 생존전략 / 김종훈 한미글로벌(주) 회장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20-07-02 조회수 166
파일첨부  


colum_202007.jpg

건설 산업이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잘나가던 해외 건설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잃고 저가 공세의 중국 등 개도국 국가에는 가격에서 밀리고, 선진 업체에는 기술력과 엔지니어링 능력에 밀려서 샌드위치 신세가 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내는 최근 몇 년 동안 주택 건설의 호황 속에서 해외 적자와 부실을 메워 왔지만, 정부의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 때문에 이미 좋은 시절은 지나간 듯하다. 국내 중소형 업체들은 심각한 물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대형 업체들은 재개발·재건축 수주에 생사를 걸고 있다.

1970년대 중반에서 1980년대 중반까지는 건설업은 최고 스타 산업이었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도 같았다. 중동 건설에서 돈을 쓸어 담았고, 두 번의 오일쇼크를 극복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건설업은 중동 건설에서 번 돈으로 자동차, 조선, 전자, 석유화학 등 다른 산업에 투자하여 조국 근대화와 산업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효자 산업이었다. 그러나 작금의 건설 산업 상황은 암담하기만 하다. 건설 산업은 지금 여러 가지 복합적인 위기로 길을 잃고 있다. 먼저 부정, 부패, 부실의 신뢰의 위기에 당면하고 있다. 수주 과정에서 부정 · 부패는 여전히 복마전이고 빈번한 안전사고는 건설이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집단으로 비치고 있다. 정부는 물론이고 국민들도 건설 업체를 믿지 않는다. 따라서 건설 업체들은 과거 공로를 자랑하거나 변명을 할 것이 아니라 통렬한 자기반성을 통하여 환골탈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두 번째, 위기는 경쟁력 부족과 전략 부재의 위기이다. 1970년대에서 1980년 초까지 중동 건설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활약상은 대단했고, 한국 건설회사가 입찰에 들어온다고 하면 서구 업체를 포함한 모든 업체가 크게 긴장을 하곤 했다. 지금은 서구 업체에는 엔지니어링과 매니지먼트(PM)에서 밀리고, 중국 등 개도국 업체와 현지 업체에 가격에 밀리는 상황이건만 이를 타개하는 전략적 수월성이 보이지 않는다. 기술력이나 차별성을 내세울 것도 별로 없다.


세 번째로는 리더십의 위기이다. 건설 산업은 업의 특성이 장기적인 투자와 안목을 가지고 도전해야 하는 사업인데 해외 건설 초창기의 강력한 오너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오너들은 전문경영인을 앞세워서 대리 경영을 하고 있고 있다. 더욱 심각한 현상은 본부장, 사업부장 등 사업 책임자를 1년이 멀다 하고 갈아 치우기가 일쑤다. 그리고 대부분의 CEO는 건설을 잘 모르고 다소 경험이 있더라도 해외 경험이 부족한 국내파들이다. 글로벌 시장도 잘 모르는 단기 리더십으로 좋은 전략이 나올 수 없고 성과가 제대로 나올 수 없는 리더십 위기에 처해있는 것이다. 해외에서 한 프로젝트에서 10억 달러 이상 손실이 나는 프로젝트가 흔치 않게 발생한 것은 실력 문제도 있지만, 단기 리더십 문제, 크게는 리더십의 위기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건설의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회사의 크기와 관계없이 글로벌화를 지향해야 한다. 글로벌화는 경쟁력 향상과 궤를 같이하기 때문에 국내 위주 업체나 해외 건설 업체나 모두 필요하다. 세계 시장이 어떻게 변하고 있고 선진 업체들은 어떻게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하고 있는가는 기업의 대소를 불문하고, 업종과 관계없이 이를 알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로벌화는 국내의 법 제도나 정부와 공공 발주처의 글로벌 스탠다드화가 필수적인데, 이것을 단기간에 기대하기는 지극히 어렵기 때문에 업체 스스로 글로벌화를 해야 한다. 글로벌화는 인력의 글로벌화 전략의 글로벌화 운영 체계의 글로벌화가 필수적이다.

해외 사업을 하면서 한국인 위주로 해외 사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서구인, 현지인, 3국인을 자사의 핵심인력으로 육성하는 중장기 정책을 세워야 한다. 인도 시장 진출 전략, 중국 시장 진출 전략, 미국 시장 진출 전략이 같을 수 없다는 것이 상식이다. 이 세 군데 시장은 세계에서 제일 큰 시장들인데 건설 기업들이 대부분 실패했거나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이러한 결과는 전략의 실패에 기인한다고 판단된다.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려면 미국 EU 등 선진국에서 한국계 프로젝트가 아닌 현지 프로젝트에서 당당한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선진국 시장 진입은 M&A가 유력한 수단인데 이를 전략의 주요 옵션으로 가지고 있는 회사는 극히 드문 실정이다.


운영의 글로벌화도 필수적이다. 해외 사업을 하면서 한국에서 했던 경험으로 한국식으로 했다가는 성공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2000년대 초 국내 개발 사업에서 성공한 건설 회사들이 해외에서 개발 사업을 하면서 한두 프로젝트 실패로 회사가 송두리째 망한 사태가 발생한 것은 여기에 기인한다. 외국 업체들은 프로젝트 초기에 매우 신중하게 타당성 분석과 사업성 분석, 리스크 분석과 함께 좋은 설계 업체와 PM업체, 로컬 파트너 등을 선정하고 초기 비용 투입에 인색하지 않다. 한국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초기 비용을 쓰는 것을 꺼리고, 초기 단계를 소홀히 하면서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성공을 향한 완벽한 노력을 소홀히 하면서 국내 식으로 하니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두 번째 제언은 제휴, 융합, 콜라보(collaboration) 비즈니스이다. 금융이 협조하지 않는다고 탓하지만 말고 좋은 프로젝트와 현지의 좋은 파트너를 발굴하고 자신의 리스크로 일부 자금을 투자하는 등 금융을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한다. 일본의 종합 상사들이 하고 있는 IPP(Independent Power Producer)가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그들은 건설 라이프 사이클(life cycle) 전체를 주도하고 있고 세계 최대 규모의 민자 발전소 운영자이기도 하다. 금융뿐 아니라 공기업, ICT 기업, 운영업체 등 다양한 업체, 특히 이업종(異業種) 간의 융합, 콜라보를 통하여 다양한 창주 사업을 창출해내야 한다. 그리고 시공을 뛰어넘어 라이프 사이클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


세 번째로는 시공 기업이든 설계 등 용역업체든 개발업체든 간에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능력 배양과 프로젝트 전반전인 프리콘(Pro-con)에 적극적인 관심과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모든 프로젝트 성패는 초기에 있고 시공 전 관리가 성패에 90%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축구는 전반전 실패를 후반전에 만회할 수 있지만, 건설은 전반전 실패 만회는 불가능하다. 현재 건설 산업은 파편화되고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 건설 산업에서는 종합 건설 회사의 무용론과 함께 향후 종합 건설업체는 역할이 없어 사라질 것이라는 논의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건설업이 최근 20여 년간 생산성이 거의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약 10여 년 전부터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와 보스턴컨설팅그룹 등이 건설 사업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맥킨지의 주장은 건설의 초기 계획, 초기 대응을 잘하면, 즉 프리콘을 잘하면 인프라 부분에서만 글로벌 시장에서 1년에 2조 달러(2,500)를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대규모 건설 사업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사업을 맥킨지가 초기 계획과 마스트플랜을 주도하고 있는 사실을 아는가? 영국의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회사인 아럽(Arup)이 마스트플랜을 작성하고 있고 우리 회사와 합작을 하고 있는 터너앤타운젠드(Turner&Townsend)가 건설 코스트 플랜등을 맥킨지 주도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건설의 디지털화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좀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업무의 디지털화와 디지털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서두르라는 것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세계 경제는 폭삭 망했고 인류역사는 AC(After Corona), BC(Before Corona)가 거론될 만큼 아주 큰 변화가 예상된다.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은 결단코 BC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단정적인 예언이 나오는 등 AC 시대에는 매우 큰 변화가 예상된다. 건설 산업도 이에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향후 전개될 시나리오를 예의 주시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4차 건설 혁명이 더욱 가속화되고 건설 산업에서도 공장 생산으로 대변되는 OSC(Off-Site Construction) 등 건설 방식 변화가 미래의 폭풍으로 닥칠 것이기 때문에 졸면 죽는다라는 위기의식을 철저히 가질 때이다. 우선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세계 경제 위기에서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고, 리스크 매니지먼트와 시나리오 경영이 경영의 최우선 순위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철저한 변화와 혁신이 수반되어야 한다.


매우 심각한 위기가 우리 앞에 도래하고 있지만, 위기는 또 다른 기회를 우리에게 줄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글로벌화와 더불어 수주 형태의 변화, 체질 변화를 수반한다면 연간 12조 달러의 세계 시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언택트 경제의 부상으로 인한 발전 사업, 데이터 센터, 물류창고, 병원 건설 사업과 각종 인프라 건설 사업에서 한국 해외 건설의 찬란했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는 기회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준비된 자에게는 승리의 영광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우리 건설 기업들의 장점을 잘 살리는 장점 경영을 해보기를 제안한다.

이전글  
다음글  땅에 발을 딛고 서야 한다 / 이순병 한림공학한림원 원뢰회원 (전 동부건설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