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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건설분야의 탄소중립 구현을 위한 제언 / 이현수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명예교수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22-09-02 조회수 2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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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의 심각성과 탄소중립의 필요성

오늘날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상의 자연재해는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 온난화로 북극 빙하의 해빙 속도가 빨라지고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던 유럽의 알스프 산맥은 만년설이 녹으면서 정상의 윤곽을 드러냈다. 지구 한 편은 폭염으로 다른 한 편은 홍수로 수많은 인명희생과 재산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1세기 기후재난 시나리오를 수록한 “2050 거주불능지구 (The Uninhabitable Earth)”에서 저자인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David Wallace-Wells)는 파멸을 향해 치닫고 있는 지구의 미래를 생생하게 예측하고,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앞으로 발생하는 자연재해는 통제 불가능의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또한 안토니우 구테흐스(Antonio Guterres) 유엔사무총장은 올해 열린 베를린 기후회담에서 인류의 절반이 호우, 가뭄, 폭풍, 산불로 인한 위험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 시민의 관심을 촉구했다

선진국을 비롯한 세계의 여러 국가에서는 오래 전부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 1997년 지구온난화 규제를 위한 교토의정서 협약이후, 2015년에 개최된 파리기후회의에서는 197개국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여 지구온도 상승을 2이하로 유지하는 협약에 만장일치로 서명하였다. 특히, 에너지 소비가 큰 국가를 중심으로 총134개국에서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다양한 실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탄소중립(Carbon Neutral)이란 탄소의 발생을 줄이거나 흡수해 실제 탄소발생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산업분야별로는 생산시설 운영에 화석연료사용을 억제하면서 탄소배출을 줄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정부에서 2050년 탄소중립 선언을 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였다. 올해 출범한 새정부의 국민께 드리는 약속에도 탄소증립 실현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지향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건설분야의 탄소중립 추진사례

탄소배출 통계에서 건설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 정부에서 추진하는 건설분야의 탄소중립 관련 정책에는 그린 리모델링 사업과 제로에너지건축물(ZEB: Zero-energy Building) 인증제도가 포함되어 있다. 그린 리모델링 사업은 열악한 환경의 기존 건축물의 성능개선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고,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은 신축건물의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는데 적용되는 제도이다

국내외 건설회사에서는 기업 특성에 맞는 다양한 탄소중립 구현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 해외 대형건설사에서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중장기 투자계획을 수립하거나 태양광, 풍력, 바이오 매스,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사업에 EPC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프로젝트의 탄소배출량을 관리하는 도구를 개발해서 무상으로 보급하는 회사도 있다. 국내 주요건설사들도 프로젝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중장기 목표를 정하고 세부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래의 중점 성장동력인 친환경 신사업 발굴을 위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 청정기술개발 및 제품구매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건설분야의 탄소중립 구현 방안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탄소발생 감축
(Reduce), 자재의 재사용(Reuse) 및 재활용(Recyle), 탄소발생 원천 제거(Remove)과 같은 기본적인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이와 같은 원칙에 근거하여 건설분야의 탄소중립을 구현하는데 참고할 수 있도록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프로젝트 생애주기를 고려한 탄소제로 설계의 도입
 

건축분야에서는
15년 전에 에너지 사용을 줄이거나 자재의 낭비를 없애기 위한 설계프로세스 혁신을 추구한 사례가 있다. 미국의 건축가 윌리엄 맥도너(William McDonough)는 독일의 화학자 미하엘 브라운가이트(Michael Braungart)와 함께 Cradle to Cradle Design을 제안하였다. 이는 건축설계에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적용하고 재활용될 수 없는 재료는 건축물 해체단계에서 자연으로 환원하여 지구환경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이상적인 설계방법이다. 이와 같은 환경친화적인 설계방법을 적극 도입하여 프로젝트 생애주기 동안 탄소배출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정부에서
2024년부터 인증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는 제로에너지건축물 사업은 건설분야의 탄소중립 구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 제로에너지건축물은 단열성능을 향상시켜 유출 에너지를 줄이고 자체적인 신재생에너지 공급으로 필요한 에너지를 충당하여 에너지 균형을 이루는 건축물이다. 이러한 제로에너지건축물의 확산을 위해서는 친환경설계기술, 패시브주택기술, 에너지 성능평가시스템 등의 개발 및 에너지 환경전문가 육성이 시급하다.

친환경 기반의 지속가능한 스마트도시 건설 

스마트 도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연결성과 이동성에 중심을 둔 도시기능의 자동화에 치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 스마트도시 인프라 시설과 운영에는 방대한 에너지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스마트도시의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탄소중립의 목표에 맞게 기획되어야 할 것이다. 아부다비의 실험도시인 마스다르 시티는 경제적인 문제로 규모가 축소되었지만 기획단계에서부터 친환경도시를 지향하겠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설계되었다. 주요내용에는 탄소제로와 낭비제로 및 지속가능한 자원 활용 등이 있다. 또한 친환경 미래도시를 표방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는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면서 석유대신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러한 친환경 기반의 도시설계 기본개념이 국내 스마트도시 건설에도 가장 우선순위로 반영되길 기대한다.

탄소배출 저감 건설기술 및 저탄소 건축재료의 개발과 활용

건설공사의 시공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저감하거나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 이를 위해서는 탄소중립의 요소기술인 포집 및 저장기술을 직접 개발하거나 도입할 필요가 있다. 또한 건축물에 사용되는 구조 및 마감자재를 저탄소 재료로 교체하고 해체 자재의 재사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미 건축분야에는 ALC(Autoclaved Lightweight Concrete), Hempcrete 등의 구조재료와 스트로베일(Straw-Bale), 목모보드(Wood Wool), 바이오벽돌(Bio-Brick) 등의 마감재료가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친환경 건축자재가 건축물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비용효과성을 고려한 성능개선이 요구된다

탈현장 건설
(OSC: Off-Site Construction)과 같은 건설프로세스의 혁신을 통하여 탄소중립을 구현할 수 있다. 탈현장 건설은 공장에서 생산된 부재나 모듈러 유닛을 현장에서 조립하여 시설물을 완성하는 공법으로서 현장 공정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으므로 환경 친화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탈현장 건설은 시공단계의 탄소배출 저감 효과는 크지만 모듈러 유닛의 공장생산과 이동과정에서는 여전히 탄소배출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맺음말

건설분야에서도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지구환경을 보전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무엇보다도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온실가스 감축에 능동적 참여하고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면서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프로젝트 생애주기 동안 탄소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그린 리모델링 사업지원과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또한 스마트 건설기술을 도입하여 탈현장 건설을 확대하고 친환경 건축재료의 개발과 재활용에 힘써야 한다. 무엇보다도 건설분야 탄소중립 실현에 필요한 신기술과 신공법 개발을 위한 연구투자와 친환경 설계전문가의 육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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