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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금리 급등기의 주택시장 정상화 방안 / 이창무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이름 관리자 이메일  bbanlee@kfcc.or.kr
작성일 2022-12-05 조회수 2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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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10일 발표된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의 해제를 요구했던 최근 주택시장 가격 하락 추세가 무섭다. 지난 7월 이후 9월까지 3개월 간 아파트 실거래가지수의 누적 하락 폭은 전국 6.3%, 서울 8.3%의 급락추이를 보였다. 202110월 고점 이후 누적치로 산정하면 하락 폭은 전국 8.5%, 서울 11.2%에 달한다. 국제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하반기 고점에서 저점까지의 누적 하락률인 전국 10.5%, 서울 18.3%와 비교하면 아직 추가 하락의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회복되지 못하는 거래량 급감이다. 핵심이 되는 서울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최근 석 달 연속 600건 남짓으로 20061월 실거래가 신고가 시작된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발 금리 인상 여파가 주택시장을 급격히 냉각시키고 있다

최근 들어 가격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2008년 국제금융위기 이후 회복된 수도권 주택시장을 2009년부터 다시 잠재웠던 버블 논쟁이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 근간에는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온 인구 감소세가 있다. 실제로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는 전국 인구가 9.1만 명 감소하였음을 보고하고 있다. 이는 2019년 특별장래인구추계에서 예상했던 정점인 2028년보다 훨씬 빠르게 도래한 감소세다. 인구 전망만으로 판단하면 현재 겪고 있는 주택시장의 급속한 냉각은 금리 급등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필연적인 현상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주택소비의 단위가 되는 인구통계학적인 가구수 변화를 살펴보면 그 그림이 매우 다르다
. 2022년 발표된 장래가구추계는 일반가구 기준 2020년에서 2039년 정점까지 19년 동안 350만 가구의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2015년에서 2021년까지 실현된 가구수 증가도 2017년에 발표된 장래가구추계 보수적인 수치의 2배에 가까운 234만 가구에 달한다. 이중 수도권은 147만 가구 증가로 전국 증가량의 63%를 차지하였다. 이런 가구수 증가 추세는 부정적인 인구 추이와는 전혀 다른 그림이다.

그렇다면 서로 상반되는 인구감소 추세와 가구수 급증 추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 흥미로운 점은 인구수를 청소년 인구를 제외하고, 독립가구를 구성할 수 있는 25세 이상 인구만을 살펴보면 최근 장래인구추계로 20203962만인에서 20304202만인, 20394264만인으로 19년의 기간 동안 300만인 정도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총인구의 감소세 전환과는 다르게 독립적인 주택수요를 형성할 수 있는 25세 이상 인구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어 주택수요 증가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임을 보여준다. 그 그림 안에서 청년들의 이전 세대와는 다른 양상의 가구분화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관심 지역인 수도권에서 201597만 가구였던 20, 30대 청년 1인 가구는 2021141만 가구로 44만 가구가 늘어 거의 1.5배가 되었다. 앞으로도 수도권에서 상당 기간 청년층 1인 가구 증가 추이가 수그러들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그들을 위한 주택공급 방안이 충분히 모색될 필요가 있다

2013
년부터 지속해서 상승한 서울과 달리 경기도 및 지방 대부분은 안정적이던 아파트 가격이 2019년부터 집중적으로 올랐다. 이런 변화를 단순히 저금리의 영향만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주택시장의 수급 상황을 보여주는 직접적 지표로 2015년 이후 매년 실시되는 인구주택총조사의 공가율 통계가 있다. 학계에서는 5~10%의 공가율을 주택시장에서 원활한 주거이동이 발생할 수 있는 자연공가율로 본다. 전국 공가율은 2019년까지 8.3%로 상승하다 2021년에 7.4%로 떨어졌고, 경기도도 6.3%로 상승 이후 2년 사이 5.1%로 낮아졌다. 서울의 경우는 심각하게도 자연공실률에 훨씬 미달하는 3% 초반대에 머물러 왔다. 공가율 추이는 주택 준공 추이와 연동되어 있으며, 서울 주택시장은 여전히 공급 여건이 빡빡한 힘든 시장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적인 관점의 수요 위축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보기에는 상당한 수요가 잔존하고 있다
. 공급상황 또한 버블 붕괴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공급과잉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 어찌 보면 앞에서 살펴본 중장기적인 인구통계학적 수요요인에 비하면 금리급등은 조만간 안정될 수 있는 단기적인 요인에 불과하다. 금리 급등으로 초래되는 유동성 리스크를 현명하게 대처해나가면 정상적인 시장 사이클 수준의 연착륙도 가능할 수 있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따라서 현재 진행중인 시장침체에 대하여 막연한 불안감보다는 시장정상화라는 묵은 숙제를 해결해나가는 시기도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결국 사람들이 선호하는 곳에 충분한 자가 및 전월세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투자의 통로를 열고
, 주택거래라는 피의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동맥경화로 인한 주택시장의 유동성 리스크가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 연착륙 전략이 필요하다.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그 동안 손발을 묶어둔 시장주체 즉 다주택자들의 긍정적 기능을 다시 수용해야 한다. 싫든 좋든 전체 주택의 30~40% 남짓의 공급 및 투자를 담당할 수밖에 없는 주체이다. 가격 급등기에는 그들에게 가격상승의 열매가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손발을 옥죄었지만 이제는 그들의 정상적인 역할을 수용해야 할 시점이다

11.10
대책으로 수도권 내부로 확대된 규제지역의 추가적인 해제는 거래 활성화를 막는 장벽들을 무너뜨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주택자 세제 완화를 통한 전월세 공급 확대까지 만들어낼 수 있어 종합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핵심이 되는 주택거래의 연쇄고리를 촉발하는 서울 주택시장을 여전히 규제지역으로 남겨둔 것은 거래절벽을 허물고 경착륙을 막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또한 가장 미비한 부분인 민간 임대사업자인 다주택자의 긍정적인 사회적 기능을 단기적인 경기 조절용 규제지역의 틀이 아닌 상시적인 틀 안에서 재정립하는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지역에 해결되지 않은 공급 여건 개선은 여전히 남아있는 숙제이다
. 관련된 정비사업 관련 규제 완화는 밑그림은 오래전부터 그려져 있으나 채색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사이 시장은 침체기로 접어들었고 시장정상화라는 큰 과제의 테두리에서 정비사업 관련 규제 완화가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계속되는 정책변화 요구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재건축부담금 폐지 혹은 유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및 HUG의 비공식적인 분양가 통제 폐지 등이다. 시장침체기 시장 경착륙을 막고, 가격 급등기에 만들어내지 못한 주택공급 확대 부재의 여파가 향후 도래한 시장회복기 감당해내기 힘든 시장변동성을 만들어내지 않게 하기 위한 예방조치로서도 정비사업 활성화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침체기를 견디어 살아남는 것 이상의 미래를 위한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힘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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